노래 이야기
1년 평균 기온이 약 16도로, 한겨울에도 포근하면서 이국적인 풍경과 자연의 비경이 가득한 곳이 바로 제주도지요.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야자수와 한겨울에도 밀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은 마치 레몬나무 가득한 이탈리아의 소렌토나 나폴리, 그리고 미국의 하와이에 비견할 만큼 이국적 향취가 가득하고요.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운 제주도로 떠나서 힐링하는 시간을 꿈꿉니다.
특히, 제주도 중에서 '서귀포'는 온난한 날씨와 이국적인 풍광과 천혜의 비경들이 가득해서 '서귀포'라는 세 글자만 들어도 향기로운 감귤향이 묻어나는데요. 이런 '서귀포'의 매력을 가득 담은 노래가 바로 1973년 발표된 '조미미'선배님의 '서귀포를 아시나요'입니다.
'서귀포를 아시나요'는 가사를 쓴 정태권 선생님이 1970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5일 동안 제주도를 무전 여행한 다음 탄생했는데요.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노랫말을 썼고, 1971년 유니버설 레코드 전속 작곡가였던 유성민 선생님을 만나 작곡을 부탁하면서 '서귀포를 아시나요'라는 명곡이 탄생합니다. '서귀포를 아시나요' 가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치 사진으로 찍은 것처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정서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풋풋하고 순수한 감성이 노래 가사에 그대로 표현돼있기 때문일 겁니다.
'서귀포를 아시나요'는 1973년 조미미 선배님의 노래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사실, 이 노래를 맨 처음 부른 가수는 따로 있었다고 해요. 그 주인공은 1972년 당시 일곱 살이었던 가수 '오은주'씨인데요. 1972년 오은주씨가 일곱 살 나이에 '내 고향은 서귀포'라는 곡을 취입했지만, 공교롭게도 그해 8월에 내린 폭우로 대부분의 LP와 마스터 테이프들이 모두 침수되는 바람에 출고된 음반 몇 개를 빼고는 사라져버렸고요. 발매가 된 앨범들도 제대로 방송을 타지 못했고, 그중엔 '오은주'씨의 '내 고향은 서귀포'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73년, 작곡가 유성민 선생님이 유니버셜 레코드에서 오아시스 전속 작곡가로 스카우트되면서 오아시스 전속 가수였던 조미미 선배님과 다시 음반을 내게 되었고요. 이런 우여곡절 끝에 발표된 노래가 바로 '서귀포를 아시나요'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그 당시 백만 장이 넘는 앨범이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지요.
"밀감 향기 풍겨오는 가고싶은 내고향
칠백리 바다건너 서귀포를 아시나요
동백 꽃 송이처럼 어여쁜 비바리들
콧 노래도 흥겨웁게 미역따고 밀감을 따는
그리운 내고향 서귀포를 아시나요
수평선에 돛단배가 그림같은 내고향
칠백리 바다건너 서귀포를 아시나요
한라산 망아지들 한가이 풀을 뜯고
줄기 줄기 폭포마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그리운 내고향 서귀포를 아시나요"
1960년대 초부터 제주도에는 감귤재배지를 확장하면서 '감귤농사'에 주력했는데요. 때마침 '밀감향기'로 시작하는 '서귀포를 아시나요'는 그 당시 서귀포 지역을 전국적으로 홍보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서귀포를 아시나요'를 작사한 사람도, 작곡한 사람도, 그리고 노래를 부른 가수도 모두 제주도 출신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 가사의 소절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이 그림처럼 그려지면서 역대 발표된 그 어떤 노래보다 제주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노래가 되었고요. 황금심 선배님의 '삼다도 소식'을 비롯해서 '감수광', '제주도 푸른 밤'과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곡으로 아직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조미미 선배님이 부른 곡들의 노래비는 모두 세 개가 있는데요. '바다가 육지라면'을 작사한 정귀문 선생님의 고향인 경주 나정리 해수욕장에 가면 '바다가 육지라면' 노래비가 있고요. 서산 왕산포구에 '서산 갯마을' 노래비가, 그리고 서귀포 칠십리 공원에 가면 '서귀포를 아시나요' 노래비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는데요. 추워질수록 그리워지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제주의 서귀포를 상상하시면서, 우리 가요 중에서 가장 서정적인 곡으로 사랑받고 있는 '서귀포를 아시나요' 그 아름다운 멜로디 속으로 함께 떠나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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