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었을 때는 낯설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작품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각각 영화계에서 변방에 가까운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현대 사회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바로 ‘색깔 시리즈’로 이름난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과 칸 영화제 단골 손님인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다. 영화의전당은 오는 14일까지 시네마테크에서 두 감독의 걸작 9편을 모아 ‘키에슬로프스키&하네케 걸작선’을 개최한다. 1941년 태어나 1996년 작고한 폴란드 출신의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을 연이어 내놨다. 그는 1960~1970년대 폴란드 사회 문제를 고민한 다큐멘터리로 먼저 이름을 알렸고, 이후 ‘세 가지 색 시리즈’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 특별전에서 그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성서의 십계명을 바탕으로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연출한 TV 드라마 ‘데칼로그’의 에피소드를 장편 영화로 다시 만든 작품 2편을 상영한다.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988)과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1988)이다. 각각 제목처럼 사랑과 살인을 주제로 두고 인간이 가진 가장 숭고한 감정과 잔혹한 감정을 탐구하는 내용이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1991)은 폴란드와 프랑스에서 베로니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의 이야기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이다.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대표작 색깔 시리즈 3편도 포함됐다. ‘세 가지 색 : 블루’(1993) ‘세 가지 색: 화이트’(1994) ‘세 가지 색: 레드’(1994) 연작은 그의 마지막 장편들로 각각 자유, 평등, 박애를 소재로 인간을 탐구하는 내용이다. 줄리엣 비노쉬, 줄리 델피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허문영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는 하네케 감독에 대해 “유럽 예술 영화 감독 중에서도 대중적 호소력을 겸비한 드문 작가”라면서 “풍성한 장르적 상상력에 더해 탐구적이면서도 유희적인 시선이 정교하게 가미돼있다”라고 표현했다. 1942년 태어나 아직 현역인 하네케 감독은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하얀 리본’(2009) ‘아무르’(2012)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피아니스트’(2001)로 심사위원 대상을, ‘히든’(2005)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살인 게임에 관한 스릴러로 큰 반향을 일으킨 문제작 ‘퍼니 게임’(1997), 인간의 죄의식과 책임감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 ‘히든’,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고발한 ‘하얀 리본’까지 3편이 상영된다. 6일 영화 ‘히든’ 상영 후 김은정 영화평론가의 영화 해설이 준비돼 있다. 일반 7000원, 유료회원·청소년 및 경로 5000원. 문의 051-680-7080.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Ещё виде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