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규모 5.8의 강진에도 '경주 불국사'와 '다보탑', '첨성대' 등 1,200년이 넘은 신라 문화재는 피해가 적었습니다.
백제와 신라의 고대 내진기술이 융합돼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이혜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천장이 무너지고, 벽이 갈라지고.
경주를 강타한 지진은 건물 곳곳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불국사는 대웅전의 기왓장 일부가 파손된 것을 제외하고는 피해가 없었습니다.
과거에도 큰 지진이 잦았던 경주 지역에 불국사를 세우면서 백제와 신라의 내진 기술이 총동원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장인들은 돌을 이용해 땅의 흔들림을 흡수해 버리는 놀라운 기술을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그랭이 공법입니다.
석축 아랫부분에 울퉁불퉁한 자연석을 먼저 쌓습니다.
여기에 잘 닦은 인공 석을 올리는데, 인공 석 밑면을 자연석 거친 표면 모양대로 깎여 사용했습니다.
자연석과 인공 석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있다 보니, 큰 흔들림이 있어도 버텨낼 수 있는 겁니다.
[황상일 /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 : (지진으로 인해) 수평으로 흔들리더라도 인공 석의 부재가 이탈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또 목조 건축물을 짜듯 돌에 홈을 파 돌끼리 짜 맞춰 넣어 구조물 전체의 견고함을 더했습니다.
이 내진 공법들은 다보탑과 첨성대에도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황상일 /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 : 삼국사기에는 규모 6.5에서 7.0 되는 지진 기록이 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고대 사람들, 특히 불국사를 건축하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1,200년이 넘도록 지진을 버티고 제 모습을 지켜 온 경주의 신라 유산들.
재앙과 같은 자연재해를 기술로 극복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혜리[leehr2016@ytn.co.kr]입니다.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 Ссылка ]
Ещё виде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