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1, 2001 명운을 건 일전, 더블린의 대혈투
정확히 1년만에 양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2002 한일월드컵 유럽예선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인 아일랜드와 네덜란드의 경쟁이 이 경기로 종지부를 찍게 된다.
2000년 9월 2일, 암스테르담에서 가진 네덜란드의 홈경기([ Ссылка ])는 아일랜드의 기대 이상의 선전 속에 2-2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98월드컵-유로 2000 연속 4강의 기세를 이어나가려던 네덜란드는 제동이 걸린 상황.
일단...이들이 속한 유럽 2조는 누가봐도 명백한 3강 3약 구도였다. 네덜란드-포르투갈-아일랜드가 3강, 에스토니아-키프로스-안도라가 3약이다. 이 경기 직전까지의 전적은 다음과 같았다.
1위. 아일랜드 5승 3무, 승점 18. 득실차 +13
2위. 포르투갈 4승 3무, 승점 15. 득실차 +13
3위. 네덜란드 4승 2무 1패, 승점 14. 득실차 +13
4위. 에스토니아 2승 2무 4패. 승점 8.
5위. 키프로스 2승 2무 4패. 승점 8.
6위. 안도라 8패. 승점 0.
아일랜드가 한경기 더 치른 것을 제외하면 세팀이 사실상 승점 1점차의 접전으로 보이지만, 포르투갈은 이미 아일랜드(2무)-네덜란드(1승1무)와의 4연전을 1승 3무로 방어해낸 상황이고 남은 상대가 약체 3팀과의 경기여서 사실상 조 1위가 유력했다. 세팀의 득실차가 동일하지만 아일랜드와 네덜란드가 맞대결하는데 비해 포르투갈은 약체 세팀을 상대하기 때문에 골득실에서 압도적 우세를 가져갈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유럽 예선은 각조 1위는 본선에 직행하고 2위 9개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는데, 8팀은 서로 붙고 나머지 한팀은 아시아 3위와 대결한다. 이 경기 하루전 치러진 대진추첨에서 2조 2위가 아시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벌이기로 결정되어, 누구든 2위 자리를 확보하면 본선행이 매우 유력했다.
예선 초반 홈경기에서 아일랜드와 비기고 포르투갈에게 완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네덜란드는 약체들을 연파하고 컨디션을 회복, 포르투갈 원정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종료 직전 피구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에스토니아 원정에서는 상대의 완강한 저항에 고전하다 후반 중반 집중력이 흐트러진 사이 연속골을 허용해 위기에 몰렸지만 같은 날(76년 7월 1일)에 태어난 투톱 판니스텔로이와 클라위베르트가 막판 연속골을 터뜨려 4-2로 대역전승,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네덜란드는 2001년 8월 15일,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가상 아일랜드' 잉글랜드와 친선경기를 가지며 전력 강화에 나섰다. 잉글랜드가 후반 대거 교체를 단행하며 힘을 빼긴 했지만 이미 전반에 두골을 몰아치고 세번이나 골대를 맞추며 원정에서 잉글랜드를 압도, 예선 초반과는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 더블린 원정에서의 승리를 기대하게 했다.
유로96부터 3연속 메이저 대회 진출이 플레이오프 단계에서 좌절된 아일랜드는 신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특유의 강인한 피지컬과 수비력에 의존한 축구로 포르투갈과의 2연전을 모두 1-1로 넘기면서 마지막 고비 네덜란드전에서 지지만 않으면 조 2위 확보가 가능했다.
20년이 지났지만 이 경기를 국내방송에서 라이브로 중계했고, 그걸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정말 양국의 기질을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 끊임없이 밀어부치는 네덜란드와 끝끝내 버텨내는 아일랜드...어떤 의미에서는 유럽 예선 역사상 손꼽히는 명승부.
선발 라인업
아일랜드 (4-4-2):
1-셰이 기븐;
2-게리 켈리, 4-리차드 던, 5-스티브 스턴튼, 3-이언 하트;
7-제이슨 맥카티어, 8-맷 홀랜드, 6-로이 킨, 11-케빈 킬번;
9-대미언 더프, 10-로비 킨.
감독 - 마이클 맥카시
네덜란드 (4-4-1-1):
1-에드빈 판더사르;
2-마리오 멜시옷, 3-야프 스탐, 4-케빈 호플란드, 5-아르튀르 누만;
7-부데베인 젠덴, 6-마크 판봄멀, 8-필립 코퀴, 11-마르크 오버마르스;
10-파트릭 클라위베르트;
9-뤼드 판니스텔로이.
감독 - 루이스 판할
